VOCA 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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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24일 충남 아산시 송악면 '송악마을공간 해유'에서 열린 송악마을예술제의 한 장면이다.
▲ 공연과 체험, 장터가 함께 펼쳐진 송악마을예술제
ⓒ 김윤솔
주민과 아이들이 함께 만드는 축제
송악마을예술제는 학교와 마을, 지역단체와 협동조합이 함께 만드는 축제다. 마을음악제와 미술제, 연극제, 먹거리장터 등이 어우러지고, 지역의 아이들과 학부모, 주민들이 직접 참여해 하루의 공간을 채운다.
송악마을교육네트워크 '오늘'에는 거산초·송남초·송남중을 비롯해 학교 교사와 학부모회, 마을교사, 지역아동센터, 협동조합, 주민자치회 등이 참여하고 있다. 송악의 마을교육은 10여 년 동안 지역의 교육 의제를 함께 논의하고 실천하는 과정 속에서 이어져 왔다. 송악마을예술제도 그 대표적인 협력 활동 가운데 하나다.
▲ 10월 24일 충남 아산 송악마을공간 해유에서 열린 송악마을예술제 현장.
ⓒ 송민규
지난해 행사에는 주민과 학생, 학부모 등 약 700명이 참여했다. 작품 전시와 공연, 놀이, 장터가 함께 열렸고 다회용기와 설거지 공간을 운영하는 등 환경을 생각하는 실천도 축제 안에 담겼다.
올해 현장에서도 공연을 보는 사람과 무대에 서는 사람, 체험에 참여하는 사람과 운영하는 사람이 자연스럽게 섞였다. 누군가는 음식을 준비했고, 누군가는 작품을 전시했으며, 또 다른 누군가는 아이들과 놀이와 체험을 나눴다. 지역구 국회의원인 전은수 의원도 축제장을 찾아 주민들과 인사를 나눴다.
공연 옆에서 시작된 작은 과학실험
지역 과학교사들이 활동하는 충남융합과학연구회도 이날 체험 부스를 열었다. 준비한 프로그램은 '탱글탱글 젤리 만들기'. 아이와 가족 누구나 참여할 수 있도록 무료로 운영했다.
▲ 아이들이 스포이드로 색을 고르며 젤리 만들기 체험을 하고 있다.
ⓒ 김윤솔
방법은 간단하다. 알긴산 용액에 원하는 색을 넣고 스포이트로 칼슘 이온이 들어 있는 수용액에 떨어뜨리면 표면부터 젤 형태가 만들어진다. 알긴산은 다시마와 미역 같은 갈조류에 많이 들어 있는 물질이다. 아이들은 빨강, 노랑, 초록 등 여러 가지 색깔 중에서 원하는 색을 고르고 한 방울씩 떨어뜨리며 변화를 지켜봤다.
몇 번의 손동작 속에서도 과학 탐구는 자연스럽게 이어졌다. 어떤 아이는 색을 바꿔 다시 만들어보고, 어떤 아이는 더 큰 젤리를 만들기 위해 스포이트를 오래 눌렀다. 친구가 만든 모양과 자신의 결과를 비교하기도 했다. 관찰하고, 예상하고, 다시 시도하는 과학의 과정이 짧은 놀이 속에 담겼다.
▲ 충남융합과학연구회 교사들이 무료 과학체험 부스를 운영했다.
ⓒ 김윤솔
학교 수업에서는 실험 목적과 절차, 결과를 정리하며 과학 개념을 배운다. 마을축제에서는 같은 실험이 또 다른 방식으로 아이들과 만난다. 재미있어서 먼저 손을 뻗고, 신기해서 한 번 더 시도한다. 그러다 "왜 이렇게 굳어요?", "색을 섞어도 돼요?", "더 크게 만들 수 있어요?" 같은 질문이 이어진다.
과학교사로서 인상 깊은 장면들도 바로 이런 질문들이었다. 과학은 교과서와 실험실에서 배우는 지식이면서 생활 속에서 발견하고 경험하는 문화이기도 하다. 아이들이 살아가는 공간 가까이에 과학을 만날 기회가 많아질수록 과학은 조금 더 친숙한 언어가 된다.
교사가 가진 것을 마을과 나누는 방법
이번 활동을 준비하며 '교사가 지역사회에 돌려줄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도 생각했다. 교사는 매일 수업을 설계하고, 아이의 질문을 받아주고, 복잡한 개념을 이해하기 쉬운 경험으로 바꾸는 일을 한다. 오랜 시간 축적한 이런 전문성을 지역의 아이들과 나누는 것 역시 교사가 할 수 있는 사회적 환원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그 방법 가운데 하나를 교육기부에서 찾고 있다.
교육기부의 모습도 다양하다. 과학교사는 작은 실험 하나를 가져올 수 있고, 음악교사는 공연을, 미술교사는 아이들과 함께하는 만들기를 나눌 수 있다. 각자의 전문성과 경험을 조금씩 내놓으면 마을 곳곳에 새로운 배움의 자리가 생긴다. 학교에서 축적한 전문성이 지역으로 흘러가고, 그 경험이 다시 아이들의 성장과 학교 교육으로 연결되는 순환도 만들어질 수 있다.
축제를 준비하는 교사 입장에서도 의미가 컸다. 평소 연구회에서 고민해온 과학수업을 지역의 아이들과 직접 나누면서 수업 연구가 지역사회와 연결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했다. 교육기부는 교사의 전문성을 가장 교사다운 방식으로 사회와 나누는 실천이 될 수 있다.
송악마을예술제의 풍경도 그렇게 만들어지고 있었다. 학교와 학부모, 주민과 지역단체가 각자 잘하는 일을 가지고 나와 한 공간을 채웠다. 우리 연구회의 과학체험도 그 가운데 한 자리였다. 아이에게는 몇 분의 젤리 만들기 체험이었고, 교사에게는 우리가 가진 것을 마을과 나누는 교육기부의 시간이었다.
▲ 송악마을예술제 과학체험 부스를 함께 운영한 충남융합과학연구회 교사들.
ⓒ 김윤솔
마을이 아이를 함께 키운다는 말은 이런 장면에서 구체적인 모습이 되었다. 아이들은 공연을 보고, 작품을 만나고, 과학실험을 하며 하루를 보냈다. 그 곁에는 학교와 마을의 어른들이 함께했다.
교실에서 시작한 배움이 마을로 이어지고, 교사가 가진 전문성이 다시 지역의 아이들에게 돌아가는 것. 가을날 송악마을에서 만난 교육의 모습이었다.
덧붙이는 글 | 학교와 교사의 역할은 교실 밖에서도 이어질 수 있습니다. 교사들이 함께 연구하며 쌓아온 경험과 각자의 전문성을 지역사회와 나누고, 학교 밖에서 만나는 아이들에게 새로운 배움의 기회를 제공하는 것 역시 교육의 중요한 확장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번 송악마을예술제 과학체험 부스도 충남융합과학연구회(https://cafe.naver.com/cnesciedu) 과학교사들이 자신이 가진 것을 지역과 나누는 교육기부의 한 장면이었습니다.
오션파라다이스 릴게임
마을과 학교가 연결되고, 교사의 작은 실천이 아이들의 호기심과 새로운 경험으로 이어지는 모습을 기록하고 싶었습니다. 이런 연결이 쌓여 교사의 전문성이 지역사회로 환원되고, 학교의 선한 영향력이 아이들의 성장과 지역의 교육문화로 이어지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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